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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펌] 댓글 여론조작의 무서움 - (다른 분야의 여론흔들기 경험자의 설명)

진실의빛 2017. 11. 13. 23:31

고작 댓글 가지고... 라는 말이 종종 들리는데
이쪽 일을 업으로 했던 사람 입장에서 말하자면
댓글 작업씩이나 했으니까 문제가 되는거다.
(지금은 나도 손 뗀지 오래됐다)


사실 국정원 댓글사건이 뉴스에서 터지기 전에
나를 포함한 이쪽 업계에 있던 사람들은
99%의 확신을 가지고 이미 눈치 깠었다.


단지 그게 국정원일 거라는 확신을 가지지 못했을 뿐,
정부에서 태극기부대나 대학교 보수 단체에게
민간용역의 형태로 일을 줬을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그 수많은 봇과 꼴통새끼들의 정체가 국정원이었다니
남들은 뉴스를 보며 비아냥거리며 웃고 있을 때
난 이가 갈리더라.


그토록 화가 난 건 두 가지 이유였다.
1. MB가 이렇게까지 힘이 셌구나
2. MB가 이렇게까지 치밀했구나


댓글은 여론 선동의 방법 중 아주 작은 한 부분일 뿐이다.


실제로는 트윗, 페북포스팅, 커뮤니티 게시글,
추천/반대 작업, 블로그 포스팅, 네이버 검색 순위 점유,
언론기사 베스트댓글 등등
온라인에서 사람들에게 정보가 노출되는
거의 전 영역에 걸쳐 작업이 이뤄졌다.


그런데 이를 '댓글 사건'이라고 말하면
MB와 정부의 개가 되어버린 국정원을 조롱하는 맛에
잠시동안 통쾌함을 느낄지 모르나
실상 사건의 엄중함을 가리게 된다.


어느 날 보수성향 사람과 논쟁 중에
던져진 질문이 생각난다.
"고작 댓글가지고 박근혜가 당선 됐다고 생각하냐?"
그때도 지금도 난 "그렇다"고 단언할 수 있다.
이보다 확실한 효과를 보장할 수 있는 마케팅은
어디에도 없으니까.


이렇게 단언 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해봤기 때문이다.
한 때는 온라인 여론 작업이 내 천직이라고 생각했다.
오랜 기간 키배가 취미이자 특기였으며
실제로도 작업이 너무 재미있었거든.


거대한 여론의 줄기에 몇 군데의 헛점이 보이고
여기에 몇 개의 작업을 투입하면
거대한 여론의 방향이 움직이는게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왠지 내가 세상의 지배자가 된 듯한 기분이
거 참 달콤하더라고.


사람들은 아직도 댓글부대가 단순 스팸성 포스팅만
주구장창 올렸을거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모니터링한 그들의 작업물들은
생각보다 지능적이고 악랄했다.
내가 일했던 경험으로도 미루어 보건데
작업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의뢰를 받게 되면 기본적으로
논쟁의 논리구조를 만들게 되는데
반박자료 뿐만 아니라,
상대가 재반박을 해올 경우의 수까지 논리를 개발하고
이를 다시 재반박할 자료를 또 만든다.
이걸 3-4단계 정도만 만들어도
왠만한 상대는 귀찮아서라도 자리를 뜨게 된다.
외견상으로는 이기는 그림이 그려지는 거지.
이 과정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당연히 흔들리게 된다.


이건 기초공사라 할 수 있고
여기에 몇 가지의 작전을 추가로 기획한다.
예를들면 친문과 친안, 민주당계와 진보계,
친노계와 호남계 등등 사이의 분열을 일으키는 건데
양쪽의 가계정들을 만들어 육성하고
가계정 끼리의 싸움을 붙이는 거다.
참고로 여기서 '육성'이란 절차가 제일 중요하다.
대부분의 여론관리 대행사들은
비용문제로 이 절차를 생략하기 때문에
죄다 알바 티나고 역효과만 나는 거다.


그런데 평소 멀쩡한 포스팅 올리며
목표한 성향의 실계정들과 라포를 쌓고
이렇게 제대로 육성된 가계정들이
서로 핏대올려가며 싸우게 되면?
사이가 좋던 진영끼리도
서서히 마음에 균열이 가게 되는거지.


특히 나는 MB가 안철수계를 밀었다고 거의 확신하고 있다.

 이 작업은 내가 어떻게 확신하냐면,
한 예로
커뮤니티에서 친문계정과 친안계정 사이에서 벌어진
장문의 반박과 재반박의 과정들이
30초도 안 걸려서 등록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키보드로 따라 치기만 해도
30초는 족히 넘을법한 장문의 글이
실시간 논쟁 과정 중에 20여초만에 반박글로 올라오는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
(아마 담당자의 퇴근본능이 불러낸 실수였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안철수가 사퇴하고 나니까
이젠 진보계열이랑 호남계열 끌어다가
친노계한테 분탕질 치더라?
개새끼들.


민주계를 공격하는 단순 스팸성 포스팅도
그 위력을 우습게 볼 수만은 없는게,
그 포스팅의 내용들이
1. 우리 진영의 무기가 되어주고
2. 상대 진영의 공격을 방어하는 방패가 되며
3. 대부분의 토론은 실시간 순발력 싸움이기 때문이다.


상대가 주장하는 카더라 앞에서
팩트가 맞는지, 정황이 어떠했는지
즉각적으로 반박할수 있는 사람은 극히 소수다.
그 앞에서 핸드폰을 꺼내
검색하는 성의를 보이는 사람 역시 소수다.
대부분은 그러려니 혹은 그렇구나 수준으로 끝난다니까?


이런 작업들이 정부지원 용역과
국정원, 군부대까지 개입될 정도로 대규모로 이뤄졌다면
노출량만 따져도 수억뷰는 족히 넘어갈 것이고
이에 국민들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건
순진하거나 무식한거다.


당신이 고작 댓글 작업 따위에 영향받지 않는다고
다른 사람들도 그럴거라 생각하면 헛똑똑이다.


아직도 문재인은 권력을 다 잡지 못했고
지역주의 구도는 여전히 공고하다.
이번에 흐지부지 넘어가게 되면
언제든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고
다음 정권은 여론을 장악한 자의 것이 될 거다.








출처 : 한류열풍 사랑
글쓴이 : 동서남북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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